500원짜리보다 얇은 핸드폰
사는 이야기 | 2009/06/26 06:27
![]() 아주 여유롭게 얇습니다. |
| 짜증이 별처럼 쏟아지다가 갑자기 예전에 하던 생각이 생각났다. 지난 여름, 제주도에서 판타지를 느끼고 있을 때의 생각이. 완전히 어두운 방안에서 나 혼자 눈을 뜨고 한동안 누워 있을 때 였다. 눈을 뜨고 있을 때는 항상 빛을 보고 있는 상황이기에, (심지어 태아일때도 뱃속으로 들어오는 빛을 본다) 눈을 뜨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하다는 것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. 빛이 없기에 눈을 뜨고 있는지 눈을 감고 있는지 스스로도 구분이 안됐다. 다만 이 어색함을 벗어나려고 부지런히 발버둥 칠뿐이다. 그러나,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. 보이지 않는 것을 느낀다. 방안에 누워 핸드폰의 주소록을 열어본다. 그 전에 있던 핸드폰은 200명밖에 저장을 못했기에 한명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한명을 꼭 지워야만 했다. 그러나 지금은 그럴리가 없기에 20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내 주소록 안에 들어가 있다. 한참동안 주소록에 있는 명단들을 뒤져보고는 다시 폰을 닫았다. 내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연락을 할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. 어둠은 단순히 어두운 것 자체만은 아니다. 막막해지자 머리가 아파왔다. 그때, 제주도에서 하던 생각이 떠올랐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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